한식의 세계화는 이제 아시아와 유럽, 미주를 넘어 중동 지역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 종교, 입맛이 다른 지역에서 한식이 과연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동이라는 특별한 문화권에서 한식이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중동시장, 한식에 호기심을 갖다
중동은 한식에게 있어 아직 낯선 땅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조금 들여다보면,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두바이 여행 중, 한식당 ‘세종’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 안에서 아랍 현지인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김치볶음밥과 불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예상보다 자연스럽고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그곳 직원에게 물어보니, 처음에는 냄새나 매운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 음식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외국 음식에 대한 개방도 커지면서 점차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중동에서도 K-POP과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할랄 인증 문제는 여전히 넘어야 할 벽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식을 현지화하면서도 그 본질은 지켜야 한다는 과제가 존재하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면 한식은 중동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식, 건강함으로 어필하다
중동 사람들은 고기 중심 식단을 즐기지만, 동시에 건강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한식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나물, 발효식품, 육류와 채소의 균형 잡힌 구성은 그들의 식문화에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는 비빔밥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매운 소스는 빼고, 고기 대신 치킨을 얹어 주었더니 “맛도 담백하고 속이 편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김치나 된장과 같은 발효 식품은 아직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거트나 치즈 등 발효 음식이 익숙한 문화권이기 때문에, 간단한 설명과 체험만으로도 거부감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식이 가지고 있는 ‘함께 먹는 식사 문화’는 중동의 가족 중심 문화와도 잘 어울립니다. 한 상에 다양한 반찬을 놓고 함께 나누어 먹는 방식은 그들에게도 익숙한 풍경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공통점은 장벽을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중동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한식이 중동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음식만 들고 가서는 부족합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유연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무엇보다 ‘할랄’이라는 종교적 기준을 존중하면서도, 한국 음식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균형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의 몇몇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중동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비고’는 할랄 인증 제품을 출시하고, 중동의 대형 마트에서 라면, 만두, 김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한식 브랜드를 현지에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가 한식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한식의 맛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지 입맛에 맞게 조절하되, 기본적인 조리법과 음식 철학은 지켜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중동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한식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 문화, 기후 등 여러 장벽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기회의 땅이기도 합니다. 현지 식문화에 대한 존중과 한식 고유의 가치를 잘 조화시킬 수 있다면, 중동에서의 한식 확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단순한 수출이 아닌 문화 교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그 속에서 한국 음식이 가진 정성과 따뜻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머지않아 중동의 식탁 위에 김치, 비빔밥, 불고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