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문화와 식습관이 다른 나라에서 한국 고유의 맛을 전하려면, 그에 맞는 변화와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한국적인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민해야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지화, 조리법, 그리고 한식의 본질 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위한 한식 레시피 전략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현지화: 세계시장 문화에 맞춘 유연한 변화가 필요
한식의 맛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현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엔 때로 낯설고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화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맵기 조절을 넘어서, 익숙한 재료로 바꾸거나 조리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등 유연한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매운 떡볶이 대신 케첩 베이스를 활용한 ‘스위트 떡볶이’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불고기에 와인을 살짝 곁들이는 방식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기본은 유지하되, 그 지역의 입맛과 감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핵심이었습니다. 최근에는 각국의 식문화 데이터와 소비자 미각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한식 메뉴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의 주요 향신료나 조리 기법을 반영하여 한국 요리를 재구성하거나, 채식주의자와 이슬람 소비자를 위한 비건·할랄 버전의 한식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레시피 변형을 넘어서,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글로벌 소비자층과 소통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조리법: 단순함 속에서 정성을 전하는 방식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는 ‘간편함’과 ‘건강함’이 가장 큰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식은 기본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그 과정을 간소화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리법의 단순화와 표준화는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예를 들어 비빔밥의 경우, 각종 채소와 고기를 하나하나 손질하는 방식은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냉동 채소 믹스와 조리된 고기, 비빔 소스를 세트로 구성한 ‘HMR 키트’는 전 세계 유통에 적합한 방식이었습니다. 이처럼 조리 과정을 짧게 줄이되, 본래의 맛과 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또한 위생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홈메이드 느낌’을 주는 포인트도 중요했습니다. 해외 바이어들이 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결국 한식 조리법은 단순함 속에서 정성을 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한식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
현지화와 조리법 변화는 필요하지만, 한식이 한식이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본질이 있습니다. 바로 ‘정성’과 ‘공유의 정신’입니다. 반찬을 함께 나누고,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대접하는 문화는 한식의 핵심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 진출한 한식 브랜드 중 성공한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이 정체성을 잘 지켜냈습니다. 한류 콘텐츠와 함께 한식이 소개될 때,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김치 하나를 소개할 때도 “발효”라는 과학적 설명과 함께, 가족이 함께 담그는 ‘김장 문화’를 설명했을 때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는 한식이 ‘맛’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을 다해 만든 반찬, 여럿이 나눠 먹는 상차림, 그 안에 담긴 정서와 문화가 함께 전달될 때 진짜 한식이 된다고 느낍니다. 현지에 맞춰 조정하되, 이런 본질은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결론
한식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입맛에 맞춘 현지화, 조리 편의성 개선, 그리고 문화적 본질 유지라는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다면, 한식은 더 이상 낯선 음식이 아닌, 세계인의 식탁 위에서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수출이 아닌, 문화와 정서를 함께 전달하는 '진짜 한식'이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